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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이 병약하여 조정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컸던 시기, 변계량은 충직하고 청렴한 자세로 국정을 보좌하였고 문종의 명으로 동국병감 편찬에 참여하는 등 조선의 군사 전략 체계를 문헌으로 정리하는 작업에 일조 했어요. 또한 천문과 역법에도 관심이 많아 간의, 혼천의 등의 제작 및 운용에도 일정 역할을 했고 음악 이론과 악기 제작에도 조예가 있어 세종의 예악 정비에도 힘 썼어요. 한편 문종 사후 단종이 즉위하면서 조정은 불안정한 정세에 돌입하게 되었고, 1453년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김종서, 황보인 등이 제거되자 변계량도 정치적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어요. 그는 단종에 대한 충절을 지키려 하였으나 수양대군 정권에 의해 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끝내 1455년 단종이 폐위되고 세조가 즉위하자 낙향하여 세상을 등졌어요. 실각 이후의 삶은 학문과 시문에 몰두하며 지냈으며, 생의 말기에는 세조 정권에 협력하지 않고 절의를 지키며 은거 했고 자세는 후대에 충절의 상징으로 존경받는 계기가 되었어요. 변계량은 시문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겨 여러 편의 시가 동문선에 수록되었으며, 그 문장은 고졸하고 절제된 감성으로 조선 전기 문학사의 중요한 한 획을 그었어요. 그의 시문은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의연한 지식인의 자세를 잘 보여주며, 인간 내면의 고뇌와 역사적 책임의식을 절절하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아요.